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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11 : HongKong Macau

Macau #2

by edino 2011. 5. 13.

홍콩 in 마카오 out 표는 구할 수 없었어서 마지막날은 오후 2시반 비행기임에도 아침부터 바로 홍콩공항으로 출발해야 한다.
공항까지 Ferry가 바로 가기는 하지만, Ferry Terminal에서부터 짐을 부치고 홍콩공항에서는 Transfer하는 개념인지라, 공항에 일찍 가듯 미리 가야 하기도 하고, Ferry 시간도 우리에게 딱 맞는 시간대가 비어서 한시간 더 일찍 출발하는 걸 타야 한다.

따라서 여행의 넷째날이 실질적인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다.
그리 빡빡하지 않으면서도 하고자 하던 바를 모두 넣은 일정을 만들어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우선 마카오 반도로 출발.


성 바오로 성당의 유적.
성당이 그대로 남아있었더라면 꽤나 볼만했을텐데 안타깝다.
마카오 반도에서 제법 높은 곳에 위치하여 이곳에서 보이는 조망도 괜찮다.
바람도 좀더 시원한 것 같고.


그리고 바로 옆에 Monte 요새.
작은 공원을 겸하고 있는데, 그다지 높지 않아 금방 올라갔다 올 수 있다.
나중에 내려올 때 보니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갈 수도 있었다.


남아있는 옛 대포가 Lisboa 호텔을 정조준하고 있다.
밤에 와서 이곳의 야간조명과 야경을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커다란 리조트들 외에는 황량한 지역이 많은 Taipa/Cotai섬과는 달리, 마카오 반도는 이렇듯 사람사는 곳이 바글바글하다.
화려한 몇몇 호텔/카지노 외에는 놀랄 정도로 낡은 건물들이 많다.
홍콩보다도 1인당 GDP가 높다는데, 어마어마한 리조트들과 카지노를 소유한 소수에게 부가 독점되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관광과 도박 외에 별다른 산업도 없으니 인구의 상당수는 그런 곳에서 일하는 저임금 노동자 아닐까.


한낮이라 워낙 더워 숲에서 잠깐 휴식을.


지도를 보니 어떤 곳인지 확실치는 않은데 근처에 예쁜 골목이 있다 하여 또 찾아가 보았다.
정말 낡은 건물들 투성이다.


그런 사이에 잘도 이런 골목들이 있긴 하더라.


그다지 먼 거리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아장아장 걷는 아이를 데리고 걷기엔 무리인 날씨였다.
대충 보고 곧 큰길로 빠져나와 애타게 편의점을 찾아서 시원한 음료로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바로 숙소로 귀환하여 점심을 먹고, 어제 찜해둔 수영장으로 갔다.
사람이 많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와 달리 투숙객이 그렇게 많은데도 수영장은 한산했다.
비슷한 크기의 야외 풀이 세개 정도 같이 있는데, 그중에 우리가 놀았던 풀에는 우리 포함 세가족 정도만 놀았다. 특히 중국사람들은 죄다 도박만 하러 갔는지, 그나마도 전부 한국인 가족들 같았다. ㅎㅎ


Kiwi는 처음으로 수영장에서 놀아봤다.
아주 얕은 풀에서 걸으면서도 놀아보고, 엄마아빠에게 매달려 조금 깊은 곳에도 가보고.
한시간 가량을 놀고 나서 또다시 yeon과 Kiwi는 방에서 낮잠을 잤다.
괜찮은 숙소를 잡아 여러모로 잘 이용하니 나름 뿌듯.


그동안 나는 또 혼자 홀가분하게 숙소 주변을 좀더 돌아봤다.
그렇게 다녔는데 처음으로 가본 호텔의 Main Lobby다.
호텔 프론트만 세군데에 있어, 일부러 찾지 않으면 투숙을 해도 못가볼 수도 있다.

역시 규모는 놀랍다. 근데 뭔가 평양 주석궁 가면 거기가 이리 생기지 않았을까 싶기도. ㅎㅎ


여행 오기 전에 어디선가 이 리조트에 베네치아의 Rialto 다리도 재현해 놓았다고 들었었는데, 3층의 The Grand Canal Shoppes 어디에서도 Rialto 다리 같은 건 보지 못했다. 그래서 리조트 지도를 보니 Rialto 다리는 바로 Main Lobby 근처 야외에 있었다.
그런데 여기 Rialto 다리는 뜬금없이 밑으로 배가 아니라 차가 다닌다. ㅎㅎ



바깥은 실내의 운하흉내보다 좀더 규모가 더 크다.
야간의 조명도 예쁘다.


저 뒤로 살짝 보이는 큰 건물이 우리가 묵은 호텔 객실 건물.
이곳도 yeon과 Kiwi는 못봤으니 오늘 밤에 나갔다 돌아올 때 마지막으로 보고 들어가면 되겠다.


낮잠에서 일어난 yeon과 Kiwi와 함께, 여행의 마지막 저녁 만찬을 포르투갈 음식으로 즐기기 위해 다시 마카오 반도로 왔다.
사촌동생이 괜찮다고 알려준 A Lorcha라는 식당을 찾았건만, 우리가 가진 지도에 한자로 된 거리 이름이 너무 작았는지 택시 기사들이 몇이나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찌어찌하여 지도에서 근처에 있는 관광지의 중국어 발음을 찾아 가자하여 겨우 찾았는데, 하필이면 그날이 휴일. -_-;;

다시 지도를 보고 거기서 걸어갈 수 있는 다른 포르투갈 음식점을 찾아서 들어갔다.
레스토랑 이름은 Listoral.
분위기는 적당했다.


스테이크와 생선요리와 볶음밥 종류를 하나씩 시켰는데, 보다시피 모두다 큼지막 하다.
뭔가 세심하게 만들어진 맛이라기보단 홈메이드 스타일. ㅋㅋ
375ml짜리 포르투갈 와인도 한병 시켜서 즐거운 식사를.


그리고 나와서 야경을 보기 위해 마지막으로 가기로 한 곳은 펜하 성당.
지도상엔 도보 10분 거리로 되어 있었으나, 자세히 보니 길이 뱅뱅 돌고 또 오르막이라 걷기 힘들 것 같아 택시를 탔다.
그런데 지도를 보고 우리의 목적지를 알게 된 택시기사 아저씨기 썩소를 날리며 허탈하게 웃는 것이었다.
대체 왜그럴까 싶었는데, 흠.. 이상하게 올라가는 길에 아무도 없다.
내린 곳도 한적하고 사람 없긴 마찬가지.
내려갈때 택시도 없을 것 같은데 걱정이 좀 되었지만 일단 내렸다.

책에서는 야경보기 좋다고 해놓았는데, 성당 자체는 문을 닫아 버려서 볼 수가 없다.
위와 같이 밖에서 보는 정도가 전부.


대신에 이렇게 마카오 타워와 타이파섬으로 향하는 다리를 감상하기 좋은 자리다.
사람들은 거의 없었으나, 관리인 한명과 분위기잡는 커플 두엇 정도가 있었다.


마카오 반도와 타이파/코타이 섬을 연결하는 다리는 세개 정도 보았는데, 모두 조명이 예쁘지만 그중에서도 이 다리가 가장 화려하다.


돌아가는 길에 택시는 커녕 다른 차량들도 거의 안다녔다.
할 수 없이 터벅터벅 내려갔는데, 시내에서 보았던 낡은 집들과 달리 고급주택가 같았다.
중간에 경찰서 같은 것도 있고 순찰도 돌고, 밤길이라도 그다지 위험해보이진 않았다.
이런 사진과 함께, 꽤 기억에 남는 호젓한 길이었다.


내려와서 택시를 타고 Sands 호텔로 가서, 다시 우리 숙소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마지막으로 낮잠 자느라 여길 못본 yeon과 Kiwi에게 야경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행의 일정은 마무리.
다음날은 아침부터 공항으로 가야 한다.

아직 아이가 어린 만큼 매순간을 즐길 만큼 여유롭진 못했지만, 그래도 다닐만 했다.
조금 덜 더운 계절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고, 매우 이국적인 분위기나 대단한 자연을 본건 아니지만 그래도 4박5일 정도는 충분히 지루할 틈 없는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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