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날은 카와바타도리 시장에서 시작.
이번에도 택시를 타고 어제 갔던 구시다 신사에서 내렸다.
구시다 신사에서 캐널시티와는 반대 방향으로 카와바타도리 시장을 가로질러 갈 예정
우동이라던가 교자만두라던가 이런 것으로 아침 먹을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그런 음식점들이 아침 장사를 안하고 11시부터 여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곳에 유명 만주집이 있다 하여 여기서 아침을 먹기로.
이름하여 명월당. (메이게츠도)
입구에서 금방 있어 찾기는 금방 찾았는데, 9시반부터 연다.
다행히 10분 정도 기다리면 되어서 그 앞에서 기다리기로.
문이 열자마자 1호 손님으로 들어가서, 이것저것 여러 종류를 샀다.
안에서 커피와 함께 먹을 생각이었는데, 앉을 수 있는 자리도 별로 없고 음료도 안판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사들고 나와 밖에서 먹을 곳을 찾아보기로.
카와바타도리 시장은 여전히 아직 열지 않은 곳이 많았다.
뭐 일본의 흔하디 흔한 천장 막아둔 시장이다. ㅎㅎ
시장을 가로질러 나와, 강가에는 벤치가 있길래 거기 앉아 먹을까 하였으나, 물 상태가 보기 좋을 정도로 깨끗하지 않기 때문에 무얼 먹기는 별로..
좀더 가서 원래 가려던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이 있는 하카타 리버레인으로 갔다.
건물 근처는 깔끔하고 괜찮았으나, 의자가 없어서 영 불편하고 어정쩡하게, 자판기 음료와 함께 만주와 빵 등을 먹었다.
가장 대표격인 만주가 제일 맛이 있었고, 뭐 사실 전부 다 특별한 맛까지는 아니다. ㅋㅋ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요즘 혼자 하는 취미생활 중에 하나가 미술관 순례인데, 음... 미술관이라면 질색하는 Kiwi가 투덜거림이 심해지기 전에 다 볼 만큼 전시 규모가 크지 않다. 작품들도 딱히 취향은 아니었다.
나와서는 바로 근처에 있는 돈키호테 구경.
여기서 산 건, Kiwi의 반 친구들 선물. -_-;
요새 아이들이 외국여행을 다녀오면 반 친구들에게 작은 기념품을 돌리는 풍습(?)이 있나 보다.
여러 형편상 외국여행 잘 못가는 친구들도 있을텐데 이런 티내기는 좀 내키지 않지만, 다른 친구들도 하니 자기도 하고 싶은 마음 부모가 외면하기가 어디 쉽던가. 적당한 가격에 다수에게 나눠줄만한 것이 생각보다 다양하진 않다. 젤리 작은 것 한봉지씩 사서 돌리기로 하고 반 아이들 숫자대로 사왔다.
다시 나카스강 다리를 건너면 아크로스 후쿠오카가 나온다.
덴진 중앙공원과 붙어 있는 건물.
보다시피 친환경을 주제로 만든 듯한 컨셉.
저 계단식 천정이 곧 정원이기도 하다.
안에 들어가서 보면 수풀 사이로 채광이 되어 내부에도 빛이 든다.
엘리베이터로 올라가서 바깥으로 나가는 방법이 없을까 하여 올라가 봤으나, 개방된 통로는 없었다.
할 수 없이 걸어서 올라갔다 내려오는 수 밖에.
아래서는 잘 안보이지만 이렇게 정원 사이로 계단길이 끝까지 이어져 있다.
Kiwi와 yeon은 중간까지 갔다 먼저 내려갔고, 나는 끝까지 올라갔다.
올라가면 이정도 뷰. 오른쪽이 덴진 중앙공원.
여기서 봐도 높은 건물들 키가 정해진 듯 고른 편이다.
꼭대기 옥상 모습.
물론 저녁에는 닫는다.
바다 쪽 뷰.
점심을 먹기 위해 향한 곳은 효탄스시.
한국에서부터 Kiwi가 회전초밥집에 가보고 싶다 하였기에, 정식으로 나오는 곳이 아닌 회전초밥이 있는 이 지점을 특정하여 찾아왔다.
대기줄이 꽤 있어서 여기서도 대기가 좀 있었다. 그래도 앉아서 기다리는 시스템은 잘 되어 있다.
내부가 그리 넓지는 않다.
여기서도 우리 근처에 계시던 주방장님이 한국분 아니면 교포분이라, 이것저것 한국말로 설명해 주셨다.
가장 유명한 것으로 추천하신 장어초밥도 따로 주문하여 먹고.
아무튼 후쿠오카에서 우리가 가본 왠만한 음식점들은 한국메뉴가 있는 경우가 많다.
맛은 괜찮았고, 가격표를 보면서는 그렇게 싸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신경 안쓰고 셋이 배불리 먹었는데도 7천엔이 안나온 것을 보면 가격도 좋다. ㅋㅋ
아침에 미술관 방문 시간이 생각보다 짧아서, 점심을 먹고도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호텔로 돌아가 쉬기 전에 덴진역에서 바로 전철을 타고 오호리 공원에 먼저 들렀다.
우리나라의 신도시 호수공원 같은 느낌이다. ㅎㅎ
중간에 작은 섬같은 것이 있고, 호수를 가로지르는 인도교가 있는 것이 조금 특이하다.
그 작은 섬에서의 모습.
호수 주변에서의 산책을 끝내고, 호텔로 돌아가 쉬었다.
Kiwi가 잠들어서 생각보다 오래, 거의 2시간 쉬다 나왔다.
오후 일정으로 생각하던 것이 밤 일정처럼 되어버렸다.
이번 여행 처음 시내버스를 타고 향한 곳은 모모치 해변.
날씨가 많이 춥진 않아도 해는 짧다. 6시가 되기 직전인데 꽤 어두워졌다.
버스에 한국인 등 관광객들이 많아보였는데 우리밖에 안내려 좀 이상하다 했는데, 우리가 보통 사람들이 내리는 데보다 한 정거장 먼저 내린 것 같다. 구글이 알려주는대로 했을 뿐인데. 바닷가까지 가는 길은 그래서 생각보다 조용하고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딱 요 앞에 가니 사람들이 꽤 있다.
50,60년대 미국의 해변 공원 같이 꾸며놓았달까.
날밝은 오후의 바닷가를 상상하던 일정이었는데, 밤바다가 되어버렸다.
바다는 매우매우 고요해서, 파도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앞에 방파제가 있는 인공해변이라 그런 듯.
사진의 오른편 건물을 마리존이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이 근방 시설을 모두 합쳐 마리존이라고 하나보다.
저 건물은 웨딩홀인 모양. 일반 관광객들은 들어갈 수 없도록 막아두었다.
후쿠오카 타워가 어두워서 좀 음침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조명이 들어왔다.
타워에 올라가볼 것인지는 결정하지 않고 왔는데, 한번 올라가 보기로.
가까이서 보니 이곳도 시모노세키의 카이쿄유메타워처럼 건물이 아니라 중간은 비어 있는 단순 전망대였다.
1층에 들어서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줄을 기다리고 있다.
들려오는 소리들로 봐서 한국인이 80%쯤 되는 것 같다.
위로 올라가면 화장실이 없다기에 화장실에 갔는데 들려오는 한국말.
"엄마 거길 왜 들어가, 거긴 남자 화장실이야!" ㅋㅋㅋ
기타큐슈에서도 사라쿠라야마 전망대에서 한국 관광객들을 유독 많이 봤었는데, 후쿠오카에서도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곳은 처음이다.
한국인은 야경을 사랑하는 민족인가? ㅋㅋ
아무튼 줄서 기다렸다 올라가니 마리존이 보이고, 옆에 아까 사람들이 꾸미던 조명이 같이 보인다.
한사람 이름인지 두사람 이름인지 일본인 이름 같은 알파벳과 날짜가 적혀 있는데, 이날 날짜가 아닌 것 같다.
무슨 기념일 축하 이벤트인가?
사람들이 잔뜩 줄을 서있는데 요기서 사진 찍겠다고 서 있는 것이었다.
한국인은 야경과 설정샷을 사랑하는 민족.
후쿠오카에 있다고 했더니 친구가 인스타에 누군가 요기서 찍은 사진을 보내주길래 어떤 데인가 궁금했는데, 뭔가 여유롭게 야경을 보며 분위기에 취해있는 듯한 뒷모습의 사진이지만, 실상은 요렇게 뒤에 길게 줄 선 사람들 눈치 보며 후다닥 찍고 빠진 거였겠지. ㅎㅎ
나도 야경을 좋아하는 한국인인지라, 올라왔는데 한번 볼만은 하다.
야외에 탁 트인 공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타큐슈 사라쿠라야마 야경보다는 못하지만, 시모노세키 야경보다야 훨씬 낫다.
다시 버스를 타고 덴진 근처로 왔다. 3일동안 저녁은 모두 덴진 근처에서 먹게 된다.
후쿠오카에 왔으니 모츠나베를 한번은 먹으려 했는데, 점심을 너무 배불리 잘 먹어서인지 기름진 모츠나베가 그다지 땡기지도 않고 yeon과 Kiwi도 그리 내켜하지 않는 듯하여, 가볍게 이것저것 먹어볼 생각으로 이자카야를 찾았다.
이자카야 이름이 재미있다. '아운노 누쿠누쿠야'
한국어 메뉴가 있냐고 물어보니 무슨 QR Code를 보여준다. 찍어보니 인터넷으로 한국어 메뉴가 나온다. ㅎㅎ
요건 사람수대로 기본으로 나오는 음식. (물론 유료 ㅋㅋ)
고로케, 명란계란말이, 가라아게에 더하여 모츠나베가 1인분도 가능하길래 결국 시켰다.
친구가 추천한 Suntory의 Master's dream이라는 맥주도 있어 시켰고. 모두 적당히 맛있었다.
잘 먹고 호텔로 돌아가 또 가볍게 맥주 한잔 더 마시고 꿀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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