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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18 : Fukuoka

Fukuoka #2

by edino 2018. 11. 25.

둘째날 오전의 목적지는 다자이후.

 

 

우리 숙소에서 공항선 텐진역보다는 가까운 니시테츠후쿠오카역에서 30분 정도면 간다.

 

 

다자이후 직행을 타서 갈아타는 수고 없이 앉아서 편하게 갔다.

 

 

오전 10시도 되기 전에 도착했으나,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꽤 있다.

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향하는 쪽이 오모테산도. (참배길을 뜻한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한국, 중국 단체관광객들도 매우 많다.

 

 

저 나무 장식으로 유명한 다자이후의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사진찍는 사람들은 많아도 안에 자리는 의외로 좀 있었다.

아침을 못먹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커피와 빵 등을 먹으려 하였으나...

역시 스타벅스의 빵 종류는 그닥이라, 주문하려다 말고 그냥 나왔다.

 

 

그리고 바로 향한 곳은 다자이후의 우메가에모찌 파는 집 중에서도 유명한 카사노야.

스타벅스 바로 앞에 있었는데, 어디 있나 찾으러 몇십미터 갔다가 되돌아왔다.

앉아서 차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곳도 있다고 하여 들어갔었는데, 우메가에모찌를 판매하는 곳에 붙어 있는 곳은 본격 식당이었다.

차를 마시는 곳은 바로 오른쪽에 별도 출입구로 들어가면 된다.

 

나는 말차세트를 시키고, yeon은 커피세트, Kiwi는 아이스크림.

말차나 커피는 큰 컵에 비해 양도 적고 좀 식어서 나왔다.

우메가에모찌는 막 만든 듯(그냥 데워준 것일지도 모르지만) 맛나다.

 

 

하지만 여기서 먹는 이유는 바로 이 정원 구경 때문.

사람이 별로 없어 우리는 따로 방에 앉아 감상할 수 있었다.

작지만 예쁘다. 스타벅스보다 훨씬 좋았다.

 

 

다자이후 덴만구로 향하는 초입에 있는 소.

줄서서 만져보고 사진도 찍고 한다.

만지는 부분이 좋아진다고 하여, 공부의 성지답게 머리와 뿔 쪽이 특히 반질반질.

 

 

이끼 같은 것이 잔뜩 낀 포스있는 오래된 나무.

 

 

무엇이 바쁜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 다리를 건너 다자이후 덴만구로 직행.

 

 

옆으로도 궁금한 곳들이 있어 우리는 옆으로 샜다.

이 연못을 지나 다자이후 덴만구 반대쪽으로 가다 보면, 영 엉뚱하다 싶은 곳에 들아가고 싶지 않게 생긴 놀이동산 입구가 나온다.

그 옆으로는 뭔지 모를 건물 입구가 나오는데, 딱히 입장료를 내거나 하지 않아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보니 규슈국립박물관으로 통하는 입구다.

 

 

별로 볼 것이 없다는 평이 많아 건너뛰려 하였는데, 뱀주사위놀이 하듯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를 통해 이 앞에 당도하고 말았다. ㅋㅋ

반대쪽으로도 어엿한 입구가 있지만, 사람들이 그쪽으로는 잘 오지 않아 이런식으로 오기 쉽게 만들어 둔 것 같다.

그래도 건물 자체는 볼거리라고 하니, 들어가 보았다.

 

 

오호라. 건물이 천장이 높으면 반은 먹고 들어간다. 

 

 

여기까지만 구경해도 와본 보람은 충분하다.

과연 그 높은 에스컬레이터 만큼 걸어 올라왔어야 했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ㅎㅎ

 

 

왔던 길을 되돌아 다자이후 덴만구로 향했다.

 

 

여기는 이렇게만 보면 꼭 한국 건물같기도 하다.

 

 

여기도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은 아닌데, 오른쪽으로 올라와보면 이런 사당 같은 것이 죽 늘어선 것을 볼 수 있다.

단지 몇계단 올랐을 뿐인데도 전혀 다른 세상처럼 조용하고 깊은 산중 같다.

 

 

정신없이 사람 많은 다자이후 덴만구에서 나와, 고묘젠지로 향했다.

그런데 예상 못한 입장료... 사진도 못찍는다는 표시도 있고...

약간 갈등하다 Kiwi가 몸을 베베 꼴 것 같은 분위기라 그냥 나왔다.

가레산스이 정원은 전에 교토에서 보았기도 하고.

 

 

그래도 가는 길이 좋았다.

 

 

대비되는 두 단풍.

 

 

다시 역 근처로 돌아와, 유명 라멘집 단보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시간이었지만 다행히 자리가 있어서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Kiwi는 한입 먹고 맛있어!를 외쳤다. ㅋㅋ

 

점심도 먹었으니 다시 기차를 타고 돌아와 호텔에서 휴식.

예전에는 여행 중에 Kiwi가 쉬기 위해 중간에 호텔에 들른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어른끼리 와도 중간에 좀 쉬어야 할 거 같다. ㅋㅋ

 

 

호텔에서 쉬고 나와 이번엔 신사 유람.

먼저 쇼호쿠지까지 택시를 탔다.

호텔이 전철역에서 좀 떨어져 있고, 목적지가 별로 먼 곳도 아니므로 비싼 일본 택시라도 후쿠오카 시내에서 크게 부담은 안된다.

Kiwi에게 알려준 자동으로 문열리는 택시도 체험하고... 근데 꼭 내릴 때는 까먹고 손으로 닫으려 한다. ㅋㅋ

셋이 타도 앞자리 좌석문은 안열어준다.

 

 

쇼호쿠지는 그래도 꽤 널찍한 편.

사람도 별로 없어 참 조용하다.

가운데 가장 큰 건물 앞에는 고양이들이 사람 신경 안쓰고 몇마리씩이나 널부러져 있다.

 

 

지도만 봐도 이 근처엔 신사와 절들이 밀집해 있다.

다음 목적지인 도초지로 가다가, 왠지 어서 들어오라고 하는 듯 절 이름이 화살표로 표시된 길이 보여 들어가 보았다.

안쪽에는 묘지같은 것도 있고, 불상들도 있는데, 담장 너머 한복임이 틀림없어 보이는 옷을 입은 여성이 절 안에서 의식 같은 것을 진행하는 것 같았다. 신기한 마음에 돌아와 구글로 찾아보니, 절 이름은 묘락사(묘라쿠지)이고, 이곳에 조선과 인연이 있는 이토 코자에몬이라는 인물이 모셔져 있다고. 17세기에 일본에서 금지된 무기를 조선에 밀매하다 발각되어 처형당했다고 한다. 밀수만 한 것은 아니고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 상인 가문이었던 모양인데, 역적으로 다스려져 잔인하게 처형당했지만, 그 가문에서 이 절에 시주를 많이 하여 가문의 사찰로 삼았다고. 내가 본 한복 입은 여성도 이와 관련이 있었던 것일까? 아무튼 일본의 절/신사 문화는 묘하다.

 

 

도초지.

절 바깥에서도 중국풍의 탑이 눈에 띄는데, 당나라에서 온 대사가 세운 절이라서일까.

후쿠오카 시내의 절/신사 중에서는 그래도 꽤 사람들이 있던 편. 단체 관광객도 있고..

뒤쪽으로 돌아가면 거대한 염주 같은 것이 건물에 매달려 있어 돌릴 수 있게 되어 있다.

 

 

본당 내부 모습.

사실 도초지에는 일본 최대 목조 좌불이 있다고 하는데 그때는 있는 줄도 몰랐다. -_-;;

 

 

다시 걸어서 구시다 신사. 오늘은 정말 절과 신사의 날이다. ㅋㅋ

작은 규모지만 번화가 근처여서인지 사람들은 제법 있다.

 

이곳엔 전시는 안하지만 명성황후 시해에 쓰인 칼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범인이 후회하며 기증했다고는 하는데, 후회와 기증과 보관이 같이 될 수 있는 걸까?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볼래도 비슷한 우리의 침략 예를 찾기 힘들다.

 

 

아마도 후쿠오카에서 가장 유명한 상업시설일 캐널시티도 바로 근처에 있다.

후쿠오카 유명한 곳들이 대부분 가까이 위치해서, 일정 짜기 따라서는 정말 하루에 다 몰아보기도 어렵지 않다.

다리도 좀 쉴겸 한 까페에 들어가 커피 등을 마시며 휴식.

여기는 특히 워낙 커서, 가려는 매장이나 사려는 품목을 찍어놓지 않는 이상 쇼핑하기 쉽지 않은 듯.

 

 

조금 더 구경을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가려다, 분수쇼가 곧 한다는 것을 알고 조금 기다려 보고 왔다.

만화 원피스를 주제로 한 분수+조명쇼.

만화/캐릭터 강국 답다.

따로 돈내는 것도 아니고 한시간에 두번쯤 하는 것 같으니, 원피스를 몰라도 한번쯤 볼만은 하다.

 

 

저녁은 원래 캐널시티에서 가까운 오징어회로 유명한 집을 가려고 하였는데, 워낙 유명하고 주말인데 예약을 안했다보니 아예 입구에 만석 표시.

두번째 계획으로 알아둔 곳조차 만석. ㅠㅠ

그 근처에서 길 안쪽으로 잘못 들면 환락가가 나온다.

분위기가 요상해 큰길쪽으로 후다닥 나왔다.

 

 

어디로 갈까 하다, 저녁 2차로나 생각했던 포장마차에서 저녁을 간단히 먹기로 하였다.

밤의 나카스 강변은 생각보다는 시끌벅적 요란하지 않았다.

 

 

나카스 야타이는 호객도 심하고, 바가지도 심하고, 뭐 이런 평을 본 것 같은데, 생각보다는 훨씬 조용하다.

가격이 싸지는 않을지언정 사기를 치는 것도 아니고 뭐. 포장마차들 규모나 갯수도 생각보다 적다.

차라리 여수의 포장마차거리가 훠얼씬 시끌벅적바글바글했던 기억.

그래도 우리는 텐진에 있는 야타이를 가기로 하여 이곳은 구경만 하고 지나쳤다.

 

 

재일교포 3세인가, 아무튼 교포가 있는 줄 알고 간 곳인데, 그걸 몰랐던 yeon은 한국말 잘하신다고 칭찬을. -_-;;

뭐 그분도 딱히 교포란 얘기는 안하고 그냥 감사합니다라고. ㅎㅎ

우렁찬 목소리로 주문을 넣으며 분위기를 내신다.

명란교자, 곱창볶음, 오뎅 등 따로 한끼로는 못먹은 메뉴들을 어쨌든 맛볼 수 있었다. 병맥주 큰 병과 함께.

메뉴가 생각보다 비싼 건 아니었는데, 양이 생각보다 적어서 결국 생각만큼 비싼 정도? ㅎㅎ

 

여기는 한국인들도 많고 관광객들이 많아서 안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좀더 로컬스러운 야타이에서는 서로 모르는 손님들끼리도 대화하고 그러는 것 같았다.

사실 우리나라에 포장마차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뭐, 남들 다하는 거라도 처음 와보면 왠지 안해보면 손해보는 것 같은? ㅎㅎ

 

알찬 하루를 보내고, 돌아가는 길에 있던 Loft에 들러 잠깐 아이쇼핑하고, 그래도 9시도 안되어 호텔로 돌아갔다.

오늘도 편의점 맥주+안주 한잔 더하고 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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