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조트에서는 조식 불포함인데, yeon은 무엇 때문인지 속이 안좋다 하여 아침으로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을(?) 먹었다. 한국에서라면야 배가 아프면 피해야 할 음식인데, 외국에선 왠지 그거라도 먹으면 나아질 것 같은? 물론 효과는 없다. -_-;;
푸켓에는 오로지 휴식을 위해 왔기 때문에 피피섬 투어라던가 어디 돌아다니는 것도 일체 배제하였으므로, 수영장이 주된 서식지가 될 것이었다. 한국서 Kiwi 사촌에게 빌려온 거북이와 악어에 바람을 넣어 타고 놀았다. yeon은 속이 계속 안좋아 잠깐 나와서 사진이나 찍고.
이런 스타일로 하루종일 숙소에 머무는 건 별로 경험이 없어서, 상상속에서는 수영 하다 쉬면서 책보다 뭐 먹다 하면서 하루 종일 여기 있으면 될 줄 알았는데, 끽해야 2시간이면 체력이 탈탈 털린다. 게다가 혼자 아이랑 놀다 보니 쉬면서 책보고 뭐 그런거 없다. 그래도 아이는 수영을 배운 보람이 있어 발 닿지 않는 곳에도 거리낌없이 들어간다.
아무튼 2시간 겨우 놀고 퇴각.
그러고 나면 또 샤워에 수영복 빨래에 귀찮은 일도 한무더기다.
배가 고프니 우리 방과 수영장에서 가장 가까운 식당으로.
Kiwi와 둘이 햄버거, 샌드위치를 냠냠.
yeon은 속이 안좋아 거의 안먹고.
식당 앞에 저기는 무슨 요가 같은 클래스를 진행하는 곳인 듯.
밥먹고 조금 쉬다, 수영은 이미 더 할 힘도 없고, 가까이 있는 beach까지 걸어가본다.
private은 아니지만 바로 옆 A리조트에 아주 가까이 있는 해변이다.
이 근처에 모여 있는 리조트는 모두 M 아니면 A 계열인데, 계열 안에서도 나뉘어서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
바다까지 접근하는 길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키만한 높이의 모래벽을 내려와야 바다에 닿는다.
저 나무 뿌리, 어찌된 걸까 싶게 신기한 곳에 신기한 모습으로 서있는데, 아마 원래 이곳까지 높은 모래사장이 있다가 깎여나가 모래벽이 뒤로 후퇴한 것 아닐까 싶다. 뿌리는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고, 몸통은 잘려나가고. 그렇게 남은 것 같다.
파도가 꽤 세다.
Kiwi는 바다 보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여러 곳에서 온갖 경치를 보아도 심드렁한 녀석인데, 바다만큼은 특별히 볼 게 없어도 한참씩 넋놓고 쳐다보고는 한다.
저쪽으로도 쓰러진 나무가 분위기를 내고 있다.
우기라도 비가 계속 오는 건 아니라길래 날씨 걱정 별로 안했는데, 문제는 비보다도 구름이었다.
계속 구름이 잔뜩 끼어 파란 하늘 보기 어려우니 예쁜 바다를 볼 수가 없었다. -_-;;
말타는 사람들도 있다.
여행객들이고, 옆에서 잡아주고 있다.
바로 옆 리조트에 딸린 수영장 겸 레스토랑이다.
날이 흐려서인지 사람들이 많진 않다.
이렇게 바다가 보이는 건 좋은데, 역시 하늘이 파래야.
사실 여행 일정을 다 정해놓고서야 푸켓도 동남아 쓰나미 때 피해 지역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도 이곳에 있던 리조트일까. 저 멀리서 바다가 몰려오는 게 보이면 얼마나 공포스러울까. 별 생각을 다.
다른 쪽은 이런 분위기.
숙소까지 걸어와서 편안히 한동안 휴식.
나는 잠깐 gym에서 운동도 하고.
저녁 때가 되어서야 다시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이번에는 바로 옆 A리조트의 식당.
원래는 피자를 먹으러 왔는데 야외 분위기라, 안에서도 먹을 수 있냐 물어보니 된다고 하여 들어갔다가, 결국 태국식 해물 샤브샤브 같은 것을 먹었다. 맛은 so so.
저녁 먹고 숙소로 돌아가 음악 들으면서 책 보면서, 편안한 밤.
yeon은 아직 속을 좀 조심해야 해서 혼자 맥주 한캔 마시고 잤다.
다음날엔 낮에 우리가 묵는 리조트의 회원권 소개를 받는 시간이 있다.
3박 거의 무료의 댓가인 셈인데, 1시간 반 잡혀있었으나 거의 2시간쯤 걸린 듯?
우리에게 설명해준 분은 75세의 미국 할아버지. 그리 불편하지 않게 설명해준 유쾌한 할아버지였다.
리조트 위주 여행자라면 모를까,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니는 우리 여행 스타일과는 별로 맞지 않아서 우린 no.
설명 듣는 동안 Kiwi는 아이들 봐주는 곳에 가 있었는데, 찾으러 가니 다른 또래들과 비디오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ㅎㅎ
시간이 좀 늦어져서 배가 고팠다. 다시 우리 방에서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수영하러 나가려 하니 소나기가...
다행히 비는 금방 그쳐 수영장으로.
그나마 이날은 yeon과 번갈아 Kiwi와 놀며, 유일하게 수영장에서 책 조금이나마 읽은 날. ㅋㅋ
그래봐야 이날도 수영장에서는 2시간 남짓이었다.
방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마침 수영장에서 불쇼+춤 공연을 하여 보고 들어왔다.
어제 저녁에 피자를 먹으려다 못먹어서, 이번엔 M 계열 리조트 안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그저께 왔던 일식집 근처이다.
자리에 앉자 아이에게 기다리는 동안 소일할 색연필과 칠할 꺼리를 준다. 하와이에서 이후로 이런 곳은 처음인듯.
물론 대신 가격도 하와이 수준. ㅋㅋ
그래도 천장 높고 깔끔한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왠지 남부 이탈리아를 떠올리게 하는, 높이 달린 그림들도 분위기에 어울리고.
여지껏 와서 별로 큰 돈을 쓴적은 없어서 좀 잘 먹어보기로 하고, 코스로 주문하였다.
2인분만 주문하였지만, 전채는 3명에 맞춰 주었다.
나머지는 2인 분량이었지만, 식전빵 빼고도 전채 2가지, 스파게티, 생선요리, 피자와 디저트까지 우리 가족 셋이 먹기에는 배가 엄청 부를 정도. 맛도 다 아주 좋았다.
배가 너무 불러 오늘도 여기서는 아무것도 안마시고 집으로.
Turtle Village의 마트에서 술을 좀 사려 하였으나 10시에 닫는 바람에 아무것도 못사고 왔다.
다음날 오전이 check-out이라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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