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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15 : Italy France

Riomaggiore, Monterosso Al Mare

by edino 2015. 8. 11.

7월 10일.

이 여행의 시발이 되었던 목적지, 아말피 해변과 친퀘테레 중 그 두번째 목적지에 가는 날이다.

아말피 해변에서도 2박을 했으니, 또다른 주 목적지인 친퀘테레서도 묵어가면 좋았겠지만, 먼저 다녀온 사람이 기차에 인파가 출퇴근시간 9호선 같다고 겁을 줘서 아이와 함께 가는 건 아예 포기할까도 했었다. 프랑스까지 가야 할 일정도 빠듯하여 라스페치아를 근거지로 하루종일 돌아보는 일정으로 잡았다. 다녀와보니 다섯 마을 중 하나에 묵어도 괜찮겠으나, 굳이 그렇게 안해도 라스페치아에서 묵으면서 다녀도 워낙 가까우니 별 불편은 없을 것이다. 이틀 정도가 있다면 하루는 우리처럼 각 마을들을 구경하며 다니고, 다음 하루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며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차역이 코앞이니 금방 표를 사서 출발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차역에 줄 서 있었고, 줄이 줄어드는 속도는 한참 더디었다. 저녁때 타야 할 제노바행 기차표와 친퀘테레 카드를 사고 나니 타려던 열차는 놓쳤다. 생각보다 기차가 뜸해서 플랫폼서 기다렸고, 약간 연착도 되어 더 기다렸다.



친퀘테레에 먼저 와봤던 지인의 겁주기와는 달리, 사람들이 제법 있기는 해도 친퀘테레에서 탄 5번의 기차중 한두 번을 제외하고는 앉아서 갈 수 있었다. 서서 간다고 해도, 10분도 안걸리는 구간들이라 아이와 함께여도 별 어려움은 없었다.



첫번째 마을은 리오마조레.

Kiwi와 함께 하니, 일단 4개 마을 정도를 다녀보는 것을 목표로.

여행기나 여행책자만으로는 도무지 감이 안오는 친퀘테레의 공간감을 이제야 알 수 있게 되었다.


역에서 나오면 저런 길을 따라 마을로 가는 길이 있지만, 반대편에도 뭔가 길이 있다.

그쪽이 짧아 보여 먼저 가보았다.



기차역과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그리고 이곳이 마나롤라로 이어지는 '사랑의 작은 길'(Via dell' Amore) 이렸다.

누가 아니랄까봐 입구에 자물쇠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아쉽지 않게도 당시 이 길은 막혀 있었다. 무슨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차피 우리에겐 불가능한 일정이니. ㅎㅎ

다음에 다시 온다면 꼭 걸어보고 싶은 길이다. (스트리트뷰로는 갈 수 있더라. -_-;;)



다시 역 반대쪽으로 향하면 이런 좁은 터널이 나온다.

꽤 긴 이 터널을 지나면 마을이 나온다.



독특한 구조의 어촌 마을이다.

터널보다 한 계단 높은 곳에 위치한 작은 광장.



동네 아이들 놀이터도 겸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위에서 집들 사이로 바다가 보이고.



또 이런 집들 사이로 작은 골목과 계단을 내려가면.



바다가 나온다.



바다는 더없이 깨끗하고.



바다쪽에서 보는 마을 풍경이야말로 친퀘테레를 유명하게 만든 모습들이다.



바다 반대쪽으로도 마을은 꽤 길게 이어진다.



비탈이 심해지는 이 부근까지가 관광객들의 차지인 듯.



파란 하늘, 예쁜 파스텔톤 건물 색들과, 꽃나무들까지.

이런 마을에선 널어진 빨래도 작품 완성에 이바지한다.



라스페치아에서 한 마을씩 차례로 가다가 마지막 마을인 몬테로소에서 한번에 라스페치아로 돌아오는 일정을 계획했었는데, 리오마조레에 서는 모든 열차가 친퀘테레의 모든 마을을 들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중에서도 큰 축에 속하는 리오마조레와 몬테로소만 서는 열차도 있었다. 우리가 탄 열차가 그랬던 까닭에 몬테로소에 먼저 들르게 되었다.



몬테로소는 다른 마을들과 가장 달라보인다.

가장 크고, 사람도 많고, 어촌마을이라기보다는 예전부터 가장 먼저 관광지였을 것 같은 분위기.

우리보다 한달 먼저 여기 다녀온 후배가 렌트로 다니면서 이 마을에서 묵었었다고 했는데, 기차가 워낙 편해서 그렇지 친퀘테레 마을들도 차로 다니는게 아주 어려운 건 아닌 것 같다. 그래도 길이 한참 돌아가므로, 다섯 마을을 다 돌아보는 데에는 역시 기차, 아니면 배가 편하다.



라스페치아가 아닌 친퀘테레 마을에 묵는다면 근거지로 삼기에는 편의시설이나 식당 등이 가장 잘 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기차도 늦게까지 다니니 어디를 묵어도 큰 상관은 없을 듯.



무엇보다 본격적인 해수욕을 위한 해변이 가장 잘 발달되어 있다.

하지만 그런 만큼 친퀘테레의 색깔은 덜한 편이다.

이후에 기차타고 가면서 수없이 볼 동리비에라 여느 해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묵어가지 못하는 당일치기 여행자들에게는 볼거리는 덜한 마을이라, 마지막에 들르지 않은 게 오히려 다행이었다.

땡볕에 Kiwi 데려다니느라 중간중간 아이스크림이나 시원한 음료수를 사먹여 가며,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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