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의 일정은 이번 여행의 가장 먼 일정, 자그마치 해외여행, 레고랜드다.
어제에 이어 여행 초반 일정들은 Kiwi의 천국이자 다소 먼 곳들이다.
Singapore Flyer 근처에 있는 WTS 사무실에서 레고랜드까지 가는 버스+입장권 패키지를 판매한다.
평일이라 굳이 예약 안하고 9시반 버스를 타려 아침 일찍 9시쯤 갔다가, 10시 반 이후에 판매한다고 하여 낭패였다.
10시반 부터면 11시 이후 버스나 탈 수 있단 얘긴데 그러면 구경하기 너무 빠듯하지 않을까, 직행 버스표를 사지 않고 그냥 국경까지 가서 레고랜드까지 가 볼 것인가, 좀 고민을 했으나, 뒤늦게 나타난 담당자가 10시반에 출발할 수 있는 표를 예약받기 시작해서, 그냥 10시반에 출발하기로 하고 대기했다. (왠만하면 전날 오전에 예약을 하는 것이 좋을 듯.)
싱가포르에서 출국 수속을 하고 말레이시아로 건너가는 다리.
말레이지아와 싱가포르의 국경 가까운 곳에 위치하나, 엄연히 국경을 넘으므로 여권에 도장이 찍힌다.
거리상으로는 1시간이면 될 것 같은데, 중간에 출국과 입국을 위해 두번 버스에서 내려 수속을 밟아야 해서 총 걸린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다. 저 다리를 건너 조금 더 가면 입국 사무소가 있고, 거기서 조금 더 가면 레고랜드다.
말레이시아도 그렇게 못사는 나라는 아닐진데, 싱가포르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말레이시아 입국 때는 출입국 신고서 따로 작성 안해도 되는 건 좋다.
돌아올 때는 싱가포르 출입국 신고서를 한번 더 작성해야 했는데, 묻는 것도 많고, 마약 옮기면 사형이란 경고도 좀 거시기 하다.
레고랜드에 들어서니 Kiwi에게는 별천지가 따로 없다.
안타깝게도 첫번째 보인 탈 것이었던 이 기구는 키가 110cm 이상이어야 타는데 Kiwi는 신장 미달.
다행히 이후에 탈 것들은 100cm만 넘으면 탈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
만일 아이가 100cm 미만이라면 좀 더 나중에 오는 것이 좋을 듯.
아이와 물뿌려대는 다른 탈 것을 탄 후 잠시 쉬는 타이밍에 나 혼자 이걸 탔다.
입장권이 자유이용권 개념이라 거의 대부분의 것들을 마음대로 탈 수 있다.
주중이라 별로 기다리는 건 없어서 탔는데, 생각보다 스릴있다.
다만 이후에도 Kiwi와 함께 탄 것들도 이 못지 않게 스릴 넘쳐서, 굳이 안타봤어도 되었다.
어렸을 때 집에 레고가 몇개 있었는데, 경찰서나 우주선 등은 있었지만 성은 없었다.
한이 되었는지 이번에 Kiwi에게 Castle 시리즈를 선물로 사주었다. ㅋㅋ
암튼 레고랜드에서도 제법 신경써 만들어 놓은 성.
성에 들어가서 용 모양 열차를 타고 레고로 만든 중세시대를 지나 아래의 청룡열차 코스로 이어진다.
이렇게 빠르고 과격한 탈 것은 처음인지라, 겁많고 조심성 많은 Kiwi가 무서워하진 않을까 했는데, 의외로 무척 즐겼다.
이렇게 자극적인 빠른 탈 것을 4번 정도 탄 듯.
중간에 시원한 에어콘 바람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들이 몇 곳 있다.
시간이 맞으면 4D 영화관도 있다.
여긴 점심시간이어서 들른 식당인데, 피자 따위를 판다.
카드를 받으므로 굳이 말레이시아에 왔다고 환전까지 할 필요는 없다.
환율을 몰라 무작정 긁었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역시 음식값은 좀 비싼 편.
사실 레고를 좋아하는 키덜트들에게는 레고랜드 한가운데 레고로 꾸민 세계가 훨씬 흥미롭다.
위와 같은 스타워즈를 비롯하여.
타지마할이라던가, 앙코르와트라던가 하는 세계 유명 건축물들,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등 여러 도시들의 모습,
깨알같은 디테일의 공항, 항만 등등.
하지만 Kiwi는 이런 건 전혀 관심 없고 오로지 탈 것! ㅋㅋ
대략 낮 12시부터 폐장하는 6시까지 주구장창 탔다.
평일이라 줄이 길지 않으니 왠만한 탈 것들 다 한번씩 타고도 시간이 남아 하이라이트 서너개는 한두번씩 더 탔다. ㅎㅎ
다시 돌아오는 버스를 타고 싱가포르로 귀환.
호텔에 돌아오니 9시가 다 된 다소 늦은 시각이었지만, Kiwi는 오가는 버스에서 충분히 잤기 때문에 오늘도 그냥 일찍 잠들긴 좀 아까왔다. 게다가 싱가포르에서 가장 멀고 터프한 일정들은 다 끝난 터였으므로... Clark Quay에서 저녁을 먹고 Chijmes에서 맥주 한잔 하고 돌아오는 다소 무리한 계획을 세웠다.
불금의 Clark Quay는 대단했다.
이 근처를 헤매던 시간이 밤 10시경인데, 들어가 앉으려니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댄다. -_-;;
몇 군데 try를 하다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여 그냥 숙소 근처의 Chijmes로 가서 저녁과 맥주를 동시에 해결하기로 했다.
yeon이 그냥 걸어가자고 해서 걷다가 Kiwi가 안아달라는 통에 개고생했다. ㅋㅋ
지나가면서 클럽과 Bar가 밀집된 지역을 지났는데, 무척 화려하다.
다들 그냥 놀러나온 정도가 아니라 대부분 파티에 온 차림새로 불금을 밝히고 있었다.
나는 그 앞을 Kiwi 안고 땀 뻘뻘 흘리며 지나가는 수 밖에. ㅎㅎ
호텔 바로 앞이라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위치였던 Chijmes.
옛 수도원을 개조했다는데 독특하게 바깥과 격리된 공간의 분위기가 좋다.
우리는 지상의 한 Spanish 레스토랑을 골라 앉아 Tapas 몇개와 맥주를 시켜 먹었다. (상당히 비쌌다. -_-;)
Clark Quay까지 무리를 안했더라면 더 여유있는 밤이었겠지만, 그래도 분위기 좋았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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