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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timents/watching

시라노연애조작단, An Revoir Taipei, El Secreto De Sus Ojos

by edino 2010. 11. 23.
시라노 하면 나는 제라르 드빠르디유가 주연한 영화로 처음 접했다.
결국 보지 못했지만, 포스터가 워낙에 인상적이어서 영화잡지에서 본 줄거리도 기억한다.
찾아보니 크리스티앙 역에는 젊디 젊은 뱅상 페레였군.
20년 전의 영화다.

생각난 김에 제라르 드빠르디유의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니, 8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정말 쟁쟁한 영화들을 휩쓸었다.
마르탱 게르의 귀환(82년)부터 당통, 은행털이와 아빠와 나, 마농의 샘, 사탄의 태양 아래, 까미유 끌로델, 내겐 너무 이쁜 당신, 시라노, 그린 카드, 세상의 모든 아침, 아버지는 나의 영웅, 1492 콜럼버스, 제르미날(94년)까지.

상대적으로 이후의 필모그래피들은 이에 비하면 참혹할 정도다.
배우로서의 전성기가 지났기 때문에? 그때가 프랑스 영화의 황금기였기 때문에? 아니면 내가 가장 영화를 좋아하던 시절의 영화들이라? 어느 쪽이든, 시간이 흘렀고 세상이 변했다는 걸 일깨워주네.


각설하고, 어쨌든 시라노의 이야기는 한국에서 이렇게 변주되어 영화화 되었다.
의외로(?) 흥행하고, 의외로 평이 좋길래 보았는데, 기대한 정도는 되는 듯.
김현석 감독이라는데, 찾아보니 네편 찍었고 그중에 세편을 보았고, 만족도는 거의 다 비슷비슷. ㅎㅎ
나머지 못본 하나, '스카우트'도 평이 좋은 것 같은데 기회가 되면 봐야할듯.



Agnes Baltsa - Aspri mera ke ya mas
영화에서 건진 멋진 곡. 제목의 뜻은 There will be better days, even for us쯤 된다는데.

주말 낮에 오랫만에 오디오의 볼륨을 좀 높여서 이 곡을 틀었다.
온가족이 앉아 귀기울여 감상하면 참으로 좋았겠으나, yeon은 소리나 줄여달라고 하고 이방저방 왔다갔다나 하고, 키위는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힘줘 똥이나 싸고. -_-;; 우리집에 로맨스는 나에게만 살아있는 듯.




Au Revoir, Taipei
1시간 반도 채 안되는 러닝타임이 일단 부담없어 좋았는데, 그사이 10여명의 인물이 등장하면서도 따라가는데 무리 없을만큼 천천히, 어두운데 가볍고 귀여운, 대만 영화다.



엘 시크레토 : 비밀의 눈동자 (El Secreto De Sus Ojos)

평이 좋아 보게된 아르헨티나 영화.
음... 추리수사물에 시간을 건너 뛰어가며 서로 다른 2가지 사랑 이야기가 엮여 있는 구성.
소설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가 전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전술혁명사령부입니다. 무슨 일이죠?>
<정자은행 대출부입니다. 정자 차입도 합니다. 차입요? 대출요?>

걸려오는 전화에 방해받고 싶지 않은 이 아저씨의 전화 응대가 걸작이다.
남자주인공은 검찰 수사관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아르헨티나 사법제도가 특이한 듯 좀 헷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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