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또다시 북경을 다녀올 일이 있었다.
이번엔 무려 1박2일. -_-;;;
아무리 일로 간 것이라지만 이상하리만치 여행의 욕구를 전혀 불러일으키지 않는 도시 북경.
그래도 세번째 가는데 이화원이나 만리장성도 못본 건 좀 아니지 않나!
싶어서, 특히 만리장성은 한번 봐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
가긴 가야겠는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진 않고, 한국 사이트 통해서 투어 알아보니 당일 투어는 여러 군데를 너무 우겨 넣어서 전부 제대로 볼 시간도 없을 것 같고. 해서 그냥 가보기로 결정!
그런데 내가 중국어를 전혀 못하는 데다가, 왠만하면 영어도 안통하는 동네다 보니 살짝 걱정이 든다.
일단 일 끝내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개략적인 정보를 파악.
가기로 한 곳은 여러 만리장성 사이트 중에 북경에서 가장 많이 간다는 팔달령 장성.
일단 이곳 지명을 간자로 종이에 그려넣고, 빠다링창청(확실치 않음)이란 발음도 적어 놓고.
덕승문에 뒷편에 가서 919번을 타면 간다고 하니 일단 출발.
나의 여행은 출발부터 삐그덕거렸다.
일단은 check-out 하고 짐은 locker에 보관할 생각으로 나서긴 했는데, 가만 내가 지난번에 지하철에서 locker를 봤던가??
호텔에 물어보니 locker란 말을 잘 모르는 듯. 어찌 설명하니 알아듣긴 했는데 그런 건 지하철역에 없댄다. -_-;;
어쩔 수 없이 호텔에 맡기고 가볍게 다녀오려 했는데, 프론트 언니가 흔쾌히 맡아주겠다고 했다가 노트북 가방을 보더니 랩탑이냐고, 이런 건 비싸서 못맡아 준다고. -_-;;;
이때 짐작하고 뭔가 수를 냈어야 했다.
설마 locker 하나 못찾겠냐 싶어 일단 짐을 다 들고 전철역으로 출발.
다행히 1박2일이라 짐은 간소하지만, 노트북 가방이 문제다.
1박2일에 트렁크를 끌고 오긴 그래서, 작은 배낭 하나에 그냥 어깨에 매는 노트북 가방을 들고 왔다
우선 전철역과 붙어있는 화려한 쇼핑몰에서 locker를 찾아보기 시작.
info에도 물어봤으나 역시 locker가 뭔지 모름. -_-;;
결국 전철역으로 가봤으나 출발역에도, 덕승문으로 내리는 전철역(적수담, 지슈이탄)에도 locker는 없다.
이때부터 긴장이 되기 시작. (locker를 잘 모른다는 것은 그런 게 없다는 뜻??)
그... 그럼 서...설마 기차역에는 locker가 있겠지???
다행히 적수담역에서 전철 한정거장이면 기차역이 있다.
그 전철역에도 뒤져봤으나 역시 locker는 없고...
기차역은 왠걸, 표를 사지 않으면 들어갈 수조차 없다. -_-;;
locker를 찾는데만 1시간 반정도 썼다. 이미 이때부터 어깨도 상당히 아파오기 시작.
다 때려치고 적당히 도심에서 구경/쇼핑이나 하다 갈까?
그런데 그러기엔 너무나 좋은, 세번의 북경 방문중 처음 본 푸른 하늘에 맑은 날씨였다.
자 이제 나는 최후의 결단을 내려야 했다.
무거운 16인치 노트북 가방을 들고 만리장성에 갈 것이냐?
아니면 locker가 있을 것이 틀림없으리라 생각되는 공항까지 갔다 와서 가벼운 몸으로 재도전을 할 것이냐?
이미 시간은 오후가 되어 있었지만, 비행기를 가장 늦은 것으로 미뤄두어 공항에 다녀오느라 2시간 정도를 더 날린다 해도 팔달령 장성 왕복 및 구경이 시간상으로 가능은 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난 최악은 피해야 했다.
더이상 안일한 판단은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었다.
(최악=공항에 갔는데 거기도 역시 locker는 없고, 다시 돌아왔는데 좀 헤매다 보니 시간이 너무 늦어서 결국 장성도 못가고 아무것도 못하고 귀국)
결과적으로 그 시점에서는 훌륭한 판단이었다.
노트북 가방을 매고 가면 힘들긴 해도 어쨌든 만리장성을 볼 수는 있을테니까.
해서 다시 적수담 역에 내렸다.
인터넷에서 미리 찾아보지 않았으면 크게 낭패일 뻔 했던 게, 적수담 역에 내리면 919번이면서 서로 다른 노선이 수십 종류는 되어 보인다. -_-;; 아무거나 탔다가는 정말 아무데나 간다.
나는 인터넷에서 미리 봐왔으므로 침착하게 길고긴 버스정류장들을 지나 덕승문 뒷편으로 갔다.
그런데 이런. 여기도 수많은 종류의 919번이 있다. -_-;;;;
버스 번호가 1000번 꽉 채운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노선이 다른 버스들이 죄다 919번이냔 말이다.
빠다링 하니까 이상한데 손짓하는데 거긴 아무도, 버스도 없고, 말은 안통하지 또다시 좌절.
어찌어찌하여 좀더 가다보니 팔달령이 씌여 있는 간판이 있고, 그 앞 버스가 빠다링 간다길래 일단 타고 그제서야 조금 안심.
아무래도 더 빨리 가는 직행 버스도 있었을 것 같은데 내가 탄건 이곳저곳 들러 사람을 꽉꽉 채웠다.
버스가 좁아 앞좌석에 무릎이 닿는다.
그래도 관광명소 가는 버스인데 외국인으로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제대로 탄거 맞나 걱정이 되기도 했으나 일단 졸면서 가다보니 고속도로에 접어든다.
고속도로에서는 조금 나가기만 해도 옆으로 만리장성이 뻗어 있는 산들이 자주 보였다.
결국 팔달령이라 쓰인 곳에 도착.
1시간 반쯤 걸린 듯.
결국, 마침내 왔다!
팔달령 장성앞에 버스로 도착하고 나서도 고생 끝은 아니었다.
입구라고 써있길래 몇백미터 열심히 갔더니 걸어 올라가는 길 입구였다.
케이블카는 어디에!!
다행히 안내원이 케이블카는 알아듣는데 왔던 길로 쭉 돌아가서 옆쪽으로 가면 있댄다.
다시 한참을 돌아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여기 오니까 다들 투어버스타고 온 외국인들이 많았다.
혹시 나중에 가볼 예정인 사람이 있다면 절대 투어 이용하시라.
난 오지여행 갔다 온 것 같다. -_-;;
한국 사이트들에서 찾아봤을 때 케이블카가 낡고 흔들려서 무섭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그럭저럭 탈만했다.
문이 꽉 안닫힌다던가 하는 정도는 뭐, 여긴 중국이니까.
내리는 곳까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는다. 5분 정도나 타려나.
이곳까지 걸어 올라오려면 2시간 이상 걸릴 듯.
이번엔 무려 1박2일. -_-;;;
아무리 일로 간 것이라지만 이상하리만치 여행의 욕구를 전혀 불러일으키지 않는 도시 북경.
그래도 세번째 가는데 이화원이나 만리장성도 못본 건 좀 아니지 않나!
싶어서, 특히 만리장성은 한번 봐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
가긴 가야겠는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진 않고, 한국 사이트 통해서 투어 알아보니 당일 투어는 여러 군데를 너무 우겨 넣어서 전부 제대로 볼 시간도 없을 것 같고. 해서 그냥 가보기로 결정!
그런데 내가 중국어를 전혀 못하는 데다가, 왠만하면 영어도 안통하는 동네다 보니 살짝 걱정이 든다.
일단 일 끝내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개략적인 정보를 파악.
가기로 한 곳은 여러 만리장성 사이트 중에 북경에서 가장 많이 간다는 팔달령 장성.
일단 이곳 지명을 간자로 종이에 그려넣고, 빠다링창청(확실치 않음)이란 발음도 적어 놓고.
덕승문에 뒷편에 가서 919번을 타면 간다고 하니 일단 출발.
티벳승들인가? 중국은 종교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있는데 없는 척인듯.
나의 여행은 출발부터 삐그덕거렸다.
일단은 check-out 하고 짐은 locker에 보관할 생각으로 나서긴 했는데, 가만 내가 지난번에 지하철에서 locker를 봤던가??
호텔에 물어보니 locker란 말을 잘 모르는 듯. 어찌 설명하니 알아듣긴 했는데 그런 건 지하철역에 없댄다. -_-;;
어쩔 수 없이 호텔에 맡기고 가볍게 다녀오려 했는데, 프론트 언니가 흔쾌히 맡아주겠다고 했다가 노트북 가방을 보더니 랩탑이냐고, 이런 건 비싸서 못맡아 준다고. -_-;;;
이때 짐작하고 뭔가 수를 냈어야 했다.
설마 locker 하나 못찾겠냐 싶어 일단 짐을 다 들고 전철역으로 출발.
다행히 1박2일이라 짐은 간소하지만, 노트북 가방이 문제다.
1박2일에 트렁크를 끌고 오긴 그래서, 작은 배낭 하나에 그냥 어깨에 매는 노트북 가방을 들고 왔다
우선 전철역과 붙어있는 화려한 쇼핑몰에서 locker를 찾아보기 시작.
info에도 물어봤으나 역시 locker가 뭔지 모름. -_-;;
결국 전철역으로 가봤으나 출발역에도, 덕승문으로 내리는 전철역(적수담, 지슈이탄)에도 locker는 없다.
이때부터 긴장이 되기 시작. (locker를 잘 모른다는 것은 그런 게 없다는 뜻??)
그... 그럼 서...설마 기차역에는 locker가 있겠지???
다행히 적수담역에서 전철 한정거장이면 기차역이 있다.
그 전철역에도 뒤져봤으나 역시 locker는 없고...
기차역은 왠걸, 표를 사지 않으면 들어갈 수조차 없다. -_-;;
locker를 찾는데만 1시간 반정도 썼다. 이미 이때부터 어깨도 상당히 아파오기 시작.
베이징 올림픽 캐치 프레이즈가 저거였나? 같은 말도 중국이 하면 섬뜩하다.
One World, 천하 뭐 이런 거.
One World, 천하 뭐 이런 거.
다 때려치고 적당히 도심에서 구경/쇼핑이나 하다 갈까?
그런데 그러기엔 너무나 좋은, 세번의 북경 방문중 처음 본 푸른 하늘에 맑은 날씨였다.
자 이제 나는 최후의 결단을 내려야 했다.
무거운 16인치 노트북 가방을 들고 만리장성에 갈 것이냐?
아니면 locker가 있을 것이 틀림없으리라 생각되는 공항까지 갔다 와서 가벼운 몸으로 재도전을 할 것이냐?
이미 시간은 오후가 되어 있었지만, 비행기를 가장 늦은 것으로 미뤄두어 공항에 다녀오느라 2시간 정도를 더 날린다 해도 팔달령 장성 왕복 및 구경이 시간상으로 가능은 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난 최악은 피해야 했다.
더이상 안일한 판단은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었다.
(최악=공항에 갔는데 거기도 역시 locker는 없고, 다시 돌아왔는데 좀 헤매다 보니 시간이 너무 늦어서 결국 장성도 못가고 아무것도 못하고 귀국)
결과적으로 그 시점에서는 훌륭한 판단이었다.
노트북 가방을 매고 가면 힘들긴 해도 어쨌든 만리장성을 볼 수는 있을테니까.
매우매우 가파르다.
해서 다시 적수담 역에 내렸다.
인터넷에서 미리 찾아보지 않았으면 크게 낭패일 뻔 했던 게, 적수담 역에 내리면 919번이면서 서로 다른 노선이 수십 종류는 되어 보인다. -_-;; 아무거나 탔다가는 정말 아무데나 간다.
나는 인터넷에서 미리 봐왔으므로 침착하게 길고긴 버스정류장들을 지나 덕승문 뒷편으로 갔다.
그런데 이런. 여기도 수많은 종류의 919번이 있다. -_-;;;;
버스 번호가 1000번 꽉 채운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노선이 다른 버스들이 죄다 919번이냔 말이다.
빠다링 하니까 이상한데 손짓하는데 거긴 아무도, 버스도 없고, 말은 안통하지 또다시 좌절.
어찌어찌하여 좀더 가다보니 팔달령이 씌여 있는 간판이 있고, 그 앞 버스가 빠다링 간다길래 일단 타고 그제서야 조금 안심.
아무래도 더 빨리 가는 직행 버스도 있었을 것 같은데 내가 탄건 이곳저곳 들러 사람을 꽉꽉 채웠다.
버스가 좁아 앞좌석에 무릎이 닿는다.
그래도 관광명소 가는 버스인데 외국인으로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제대로 탄거 맞나 걱정이 되기도 했으나 일단 졸면서 가다보니 고속도로에 접어든다.
고속도로에서는 조금 나가기만 해도 옆으로 만리장성이 뻗어 있는 산들이 자주 보였다.
결국 팔달령이라 쓰인 곳에 도착.
1시간 반쯤 걸린 듯.
결국, 마침내 왔다!
팔달령 장성앞에 버스로 도착하고 나서도 고생 끝은 아니었다.
입구라고 써있길래 몇백미터 열심히 갔더니 걸어 올라가는 길 입구였다.
케이블카는 어디에!!
다행히 안내원이 케이블카는 알아듣는데 왔던 길로 쭉 돌아가서 옆쪽으로 가면 있댄다.
다시 한참을 돌아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여기 오니까 다들 투어버스타고 온 외국인들이 많았다.
혹시 나중에 가볼 예정인 사람이 있다면 절대 투어 이용하시라.
난 오지여행 갔다 온 것 같다. -_-;;
한국 사이트들에서 찾아봤을 때 케이블카가 낡고 흔들려서 무섭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그럭저럭 탈만했다.
문이 꽉 안닫힌다던가 하는 정도는 뭐, 여긴 중국이니까.
내리는 곳까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는다. 5분 정도나 타려나.
이곳까지 걸어 올라오려면 2시간 이상 걸릴 듯.
구불구불 길게도 뻗어 있다.
와보기 전에 머리속의 장성 이미지는 왠지 사막같은 평지에 적들의 진격을 막기 위해 쌓아놓은 형태일 것 같았는데, 막상 보면 장성이 없어도 넘어오긴 쉽잖을 것 같은 산의 등성이를 따라 꽤 높은 높이로 지어져 있다.
이걸 만들 생각을 한 인간들이 있다는 게 참...
이걸 넘어서 쳐들어온 인간들도 있다는 것도 참...
그래도 달에서 보일 것 같진 않다. ㅎㅎ
사람이 만들기엔 엄청나지만, 자연에 묻히면 저렇게 가느다랗게 보일 뿐.
아 저질 체력, 케이블카 타고 올라와서 좀더 좋은 전망을 보기 위해 잠깐 올라가는데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구간별로 너무 가파르기 때문에 이거 다 지어 놓고도 저쪽으로 적들이 넘어오는 걸 본다 해도 그리로 가다가 힘 다 빠질 듯.
이걸 만들 생각을 한 인간들이 있다는 게 참...
이걸 넘어서 쳐들어온 인간들도 있다는 것도 참...
그래도 달에서 보일 것 같진 않다. ㅎㅎ
사람이 만들기엔 엄청나지만, 자연에 묻히면 저렇게 가느다랗게 보일 뿐.
아 저질 체력, 케이블카 타고 올라와서 좀더 좋은 전망을 보기 위해 잠깐 올라가는데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구간별로 너무 가파르기 때문에 이거 다 지어 놓고도 저쪽으로 적들이 넘어오는 걸 본다 해도 그리로 가다가 힘 다 빠질 듯.
가을이 찾아왔다.
잘 보고 오긴 했는데, 역시 여행 기분은 별로 안나고 숙제 하나 해치운 느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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