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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13 : Singapore

Singapore #5

by edino 2013. 9. 21.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날.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MBS에서 1박 한 이유는 물론 수영장 때문이다.

아무리 사진으로 많이 봐도, 내가 가서 찍어봐야 똑같은 사진일지라도 직접 보고 느끼는 건 다르다.


우리처럼 수영장 때문에 이곳에 묵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언제나 붐빈다는 얘길 들어서 그나마 나을 법한 평일 아침에 오는 것이 계획이었다. 체크인이 야박하게 11시라, 아침식사도 미루고 일단 수영부터.



어제 밤에 대충 생김새는 보았으니 놀랄 건 없었지만, 그래도 기분좋은 수영장임은 분명하다.

날씨가 살짝 흐렸지만 뙤약볕보다는 나을 듯.



뭘 아는지 Kiwi도 좋은 건 아는 듯.

Fairmont 호텔 방에 들어섰을 때에도 여지껏 묵은 호텔중 가장 넓은 방이어서 '야 좋다~'를 연발했는데, 여기서도 좋다고 신났다.


Kiwi는 다섯살에 이런 수영장을 와보았으니, 앞으로는 어딜 가야 또 좋다고 할란가?

나는 대학교 3학년 때에야 처음 비행기를 타보고 다른 나라 여행에 재미를 붙였었는데, 어쩌면 이녀석은 여행 좋아하는 부모 덕에 성년이 되면 왠만한 곳 다 가보고 여행에 시큰둥한 녀석이 될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수영보다 사진찍는데 더 열심인 수영장이다.

방값이 너무 비싸긴 하지만, 한번쯤은 와볼 만한 듯.



11시에 칼같이 체크아웃 하고, 짐을 맡긴 후 MBS 앞 쇼핑몰에 있는 딘타이펑에서 아점을 먹었다.

오후의 행선지는 Sentosa 섬. 역시 주말에는 피해야 할 곳.


Harbour Front 역에 붙어있는 Vivo City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들어가는데, 4SGD가 입장료이자 섬내 교통 자유이용권이다.

Vivo City 옥상은 널찍하게 상당히 잘 꾸며놓았다.



Sentosa에도 있는 Merlion을 배경으로.

크기는 Fullerton 호텔 앞에 있는 것보다 더 크다.



이곳은 반쯤 지하이면서 반쯤 실내.

싱가포르에선 이렇게 곳곳에 거대한 햇빛 가리는 시설들이 많다.

더위에 지쳐 카페에서 재충전.



Universal Studio가 있지만 레고랜드도 다녀온 마당에 이날까지 Kiwi의 날로 만들긴 좀...

Kiwi 나이에는 레고랜드가 더 딱이다.



Sentosa섬 3개의 Beach 중 가장 유명한 Siloso Beach.

바다로만 보자면 그닥 대단할 건 없지만, 고밀도 대도시에서 가까운 해수욕장인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

계속 비교되는 Australia의 Sidney 근교 Bondi Beach에 비하면 별 것 아니나, 서울 근교 을왕리 해수욕장 같은 곳을 떠올리면 이 정도라도 어디냐 싶은.. -_-;;



섬 내부에서 타는 Tram은 공짜라 Siloso Beach의 반대편 끝에 있는 Tanjong Beach에도 가보았으나, 별 것 없어 보여 그대로 타고 돌아와 Palawan Beach에 내렸다. 저런 다리를 건너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Sentosa 섬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Activity들은 하나도 경험하지 않고 그냥 구경만 하고 나온 소감으로는, 시간나면 가볼만 한, 시간이 없으면 굳이 무리해서 안가도 될 정도.



다시 MBS 근처로 돌아와, 쇼핑몰에 있는 Pizzeria Mozza에서 저녁으로 피자를.

미슐랭 2스타 쉐프가 운영하는 곳이라는데, 피자 맛은 괜찮긴 하나 너무 얇고 바삭한 도우라 내 취향은 좀 아니었다.



여행 일정을 짜다 보면 밤에 어디서 무얼 할지를 배치하는 것이 큰 일 중에 하나인데, 싱가포르에도 밤을 즐길 곳은 많다.

그중에 마지막날 저녁에 배치된 Gardens by the Bay.

MBS 바로 뒷편이라, 해질녘에 구경을 하고 저녁 8시에 맞춰 Wonder Full 쇼를 보러 가면 딱 좋다.



Garden이라기엔 매우 인공적이지만, 워낙 센스가 좋다.

해가 지면 조명이 들어오고, MBS에 불 들어온 모습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저 나무모양 조형물들 사이를 연결한 다리에 올라가 볼 수도 있다.

Garden 입장은 공짜지만 저기 올라가는 건 돈을 받는다.

크게 view가 다를 게 있을까 싶어 올라가진 않았는데, 사진 보다 보니 올라가 볼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괜히. -_-;;



Gardens by the Bay에서 MBS로 연결된 다리를 건너면 이렇게 가운데를 통과하여,



어찌어찌 쇼핑몰 옥상으로까지 갈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옥상도 호젓하니 좋았다.



그리고 저녁 8시부터 Wonder Full 쇼.

구름이 적당히 끼어 있어 더 환상적이었는데, 하늘을 향해 쏜 레이저가 UFO 마냥 춤을 춘다.

물에서, 건물 옥상에서, 하늘에서, 참으로 거대한 무대를 사용하는 쇼.

Louis Armstrong의 What a wonderful world가 흘러나온다.

어제 River Cruise 시간을 제때 맞췄어야 했다. -_-;;


저 분수 바로 앞에 주로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데, 나중엔 그 바로 위로 비눗방울들이 쏟아져 나온다.

분수 뒤로 뿌려지는 물은 스크린 역할을 하면서 그 위에 프로젝터로 영상을 쏜다.



우리쪽에선 그 영상이 잘 보이진 않았지만, 이 위치도 쇼를 감상하기 나름 좋다.

루이뷔통 건물 바로 옆.

쇼 시간에 맞춰 웨딩촬영도 한창이다.


쇼가 끝남과 동시에 우리의 여행 일정도 끝났다.

바로 호텔에서 짐을 찾아 택시타고 공항으로.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 것을 빼고는 대부분이 만족스러웠던 여행.

여운도 꽤 오래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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