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날의 첫 행선지는 Botanic Garden.
토요일이라 주말에도 별로 붐빌 것 같지 않은 장소들 위주로 일정을 짠 것은 잘 한 일인 듯.
더 일찍 나왔어야 좀 덜 더웠겠지만, 그리 일찍 출발하진 못했다.
오차드 역에서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내릴 곳을 지나치고 말았다.
이곳은 Holland Road. 고급 주택들이 많고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듯.
싱가포르 주택의 80% 가까이는 주공과 같은 국영기업에서 공급하는데,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상대적 부유층이나 고소득 외국인들은 이런 곳에 산다. 이 동네는 특히 좀더 좋아보였는데, 주택들이 개성있게 생겼으며, 한눈에도 좋아보이는 수영장들을 끼고 있고, 다소 폐쇄적인 보안 시설을 갖추고 있다.
다시 버스로 돌아와서 Botanic Garden에 도착.
날씨는 무척 좋았으나, 그만큼 더웠던 한낮.
내가 가본 곳들 중에 자연 환경만으로는 Australia 만한 곳이 없어서, Brisbane의 Botanic Garden이 생각났다.
거기도 무척 한적했는데, 이런 인구 밀도 높은 도시의 공원임에도 그다지 사람이 많지 않아 신기했다.
용산가족공원이라던가, 서울숲이라던가, 올림픽공원이라던가, 한강시민공원이라던가, 합쳐보면 은근히 많고 넓은데도 어디나 사람 많던 서울을 떠올려 보면...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 짧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물론 이날의 더운 날씨를 고려하면 이렇게 뙤약볕에서 원반던지기 게임을 하던 팀들이 더 신기해 보이긴 했다.
그래도 재미있어 보였음. 특히 전혀 핸디캡 없이 여자들도 대등하게 게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더운 날씨임에도 이렇게 미친듯이 뛰는 Kiwi는 더 신기하고.
날씨가 화창해 사진을 찍기는 좋다.
Garden을 다 돌아보기엔 너무 더웠고, 중간 정도 왔을 때 나갈 수 있는 출구가 있어 빠져나왔으나, 큰 길가가 아니라 택시 잡기가 힘들었다. 어렵게 택시를 잡아 오차드로 다시.
오차드에서도 독특한 외관으로 Landmark 역할을 하는 Ion Orchard.
요즘은 어느 나라 쇼핑몰을 가도 내부에 입점한 브랜드들은 대동소이하니, 쇼핑 자체보다는 쇼핑몰 건물이 더 관심이 가지만, Ion Orchard의 내부는 외관만큼 독특한 면은 별로 없었다.
지하에서 Old Chang Kee 등에서 이것저것 사서 점심을 먹고 Orchard 거리를 구경.
쇼핑으로 유명한 곳들이 대부분 그렇듯, 유명세에 비해 그다지 인상적인 건 없었다.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쉬다 오후엔 수영.
Kiwi는 안그래도 조심성과 겁이 많은데, 아직 수영을 배우지 않아 튜브 없이 물에 들어가는 건 상상도 못한다.
전에 Fraiser Island에서 깊고 넓은 호수에 잘도 뛰어들어 건너가던 서양 아이들도 놀라웠지만, 여기 수영장에서도 Kiwi만한 아이들이 제 키보다 훨씬 깊은 수영장에 풍덩풍덩 뛰어드는 건 역시 놀랍다. 수영을 가르쳐야겠단 생각을 잠시.
배영으로 누우면 이런 높은 건물 view라는 건 독특한 느낌.(좌측 건물은 70층)
여기 살고 있는 후배 HJ양과 저녁에 만나기로 하였는데 HJ양이 호텔 수영장으로 불쑥 찾아와 생각보다 일찍 만났다. ㅎㅎ
저녁을 먹기로 한 곳은 East Coast의 Jumbo Seafood.
음식점은 관광객들에게 칠리 크랩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지만, 이 지점은 그다지 접근성이 좋은 곳은 아니다.
주변에 특별한 관광지도 없고 주택가인데다 교통편도 별로다.
이런 접근성이 좋지 않은 곳일수록 현지인과 다니는 것이 좋으므로 HJ양과 저녁식사 장소로 안성맞춤.
바닷가가 바로 보이는 분위기가 좋다.
바다 앞에 화물선들이 길게 줄이라도 선 듯 무척 많이 떠 있다.
2가지 종류의 크랩 요리를 먹어봤는데, 생각보단 게가 크지 않고, 맛은 기대했던 정도, 먹기는 역시 불편해서, 다음에 다시 싱가포르에 온다면 굳이 다시 찾아 먹을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칠리 크랩을 맛보기엔 멋진 장소.
다음은 HJ 커플의 라이딩 서비스로 역시 쉽게 가보기 힘든 곳...인데 지명은 모르겠다.
Sentosa로 가는 케이블카의 종점이 있는 곳이다.
아주 높진 않지만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곳이라 전망이 좋다.
호젓한 분위기가 좋지만, 역시 접근성이 매우 떨어져서 차가 없으면 오기 힘들다.
여기서 2차로 한잔 하러 가려고 했던 곳이 보수공사중이어서, Dempsey Hill로 이동.
Dempsey Hill로 와서 2차로 와인 한 잔.
중심가에서는 좀 떨어져 있으면서도 개성있는 가게들이 많아 독특한 분위기가 있는 장소다.
토요일 밤은 오랫만인 친구들과 만나 즐겁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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