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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timents/watching

The Private Lives Of Pippa Lee, Still Walking

by edino 2009. 12. 28.
극장에 가본 건 당연히 꽤 오래전 일이고, 요즘은 영화를 보통 며칠에 걸쳐 조금씩 보는 수 밖에 없다.
그것도 진행이 느린 영화는 보통 2배속 정도로 보곤 하는데, 그래도 이번 연휴엔 두편이나 보았다. ㅎㅎ
(스포일러 있음)


The Private Lives Of Pippa Lee.
보호자같은 나이 많은 남자의 세번째 부인으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다가, 네번째 후보에게 바톤을 넘겨주기 직전에 남편이 뇌사에 빠진다. 남편의 바람에 충격을 받았어야 할터인데, 놀란 건 놀란 거고, 이상하게 삶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그렇다고 슬프지 않은 것도 아니고, 사랑했던 감정이 변한 것도 아니지만, 장례식쯤 안가고 대신 눈여겨 봐둔 동네 젊은 남자랑 여행이라도 다녀올 참이다. 저 나이쯤이라면 저럴 수도 있을까 싶기도 하고, 왠지 여운이 남는다.


조연들 면면이 참 화려하다.
알란 아킨도 참 폼나게 늙은 아저씨로 나오고, 그 외에는 의외다 싶을 정도로 작은 역들을 맡은 키아누 리브스, 위노나 라이더, 줄리안 무어, 모니카 벨루치 등.
위노나 라이더는 요즘 너무 망가진 역할에서만 봐서 좀 안타깝다. -_-;;
그래도 이 장면에선 웃음이 터지지 않을 수 없었다.


Still Walking.
어쩌다보니 가족과 관련된 영화들이다.
Pippa Lee도 남편과의 관계 이전에 자신과 엄마의 관계, 자신과 딸의 관계도 중요한 축이다.
Still Walking은 큰 사건 없이 잔잔하지만 배우들 연기가 다 좋고 볼만하다. (특히 할머니 연기가 최고)
가족이란 게, 사는 게 뭔가 싶기도 하고.

어제 오래간만에 초등학교 친구들 가족 동반으로 대규모 모임이 있었는데, 두명 빼고 이제 대부분이 부모 노릇 하다 보니 우리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란 얘기까지 하고 앉았더라. 그랬더니 그 말을 받아서 또 한 녀석이 "그래도 부모가 돈있으면 이기더라"라고 해서 다들 웃었다. 영화를 봐도 그렇고 친구들 얘기도 그렇고 참 사는게 한편으로 씁쓸하다 싶은 주말이었다.

영화에서처럼 냉랭하진 않아도 원래 아들들이란 다 크면 아버지와(장인어른과도!) 할 얘기가 별로 없기 마련이다.
그래도 자주 찾아뵙고 손자 보여드리는게 효도려니 생각한다.
아버지가 할아버지, 할머니께 하시던 방식도 그것이었듯이.


주연격인 배우인데, 보면서 JH Choi군을 상당히 닮았단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름을 찾아보니 아베 히로시.
일본 배우 누구 닮았단 소리 많이 들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 배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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