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쯤 사랑의 열매로 유명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 사건이 터졌다.
'성금으로 유흥비 탕진 충격', '성금으로 술먹고 스키,밤낚시까지... 공동모금회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 '총체적 부실',...
스포츠신문은 아니어도 같은 찌라시과지만 어쨌든 제목이 참 선정적이다.
그런데 기사에서 그 어머어마한 비리들의 내용을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경기지회는 4년동안 33차례에 걸쳐 816만원을 '유흥주점'에서 썼댄다.
영화관이나 볼링장 비용도 법인카드로 처리했댄다.
모금회 전 조직이 124회에 걸쳐 2000여만원을 '유흥주점'에서 썼댄다.
상품권을 지급하면서 제대로 갔는지 확인을 안했고, 승합차를 한 업체와 수의계약으로 샀고, 배분금을 횡령한 사업기관을 고발하지 않았고, 3년간 인건비가 10% 올랐고, 등등...
도대체 어디서 놀라고 분노해야 하는거지?
내가 사회에 너무 물들었나?
암만 봐도 이렇게 떠들기엔 별로 커보이지 않아서 해당 기관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사과문과 해명도 일부 있다.
3년간 10%임금이 올랐단 것은 역시 매년 그런 것이 아니라 2007년 동결, 2008~2010 연평균 2.6% 임금 인상이었다. (내가 다니는 회사보단 인상률이 높다만.. -_-;;)
심지어 2008년에 300만원어치 상품권을 분실했다가 자기 돈으로 메꾸고 그걸 숨기려 장부조작한 팀장은 해고 처리한 기관이 도대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른걸까.
"현 정부 들어 사무총장이 정부의 사퇴 요구를 거부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는 기사의 마지막 문장이 사실은 핵심이겠지. 현정부가 추진하는 모금기관 복수화라던가 하는 것도 언급해줘야 공정하겠지.(추진 이유도 뭐 대충 상상이 간다.) 적어도 기자들 눈에 이게 대단한 비리로 보이진 않을텐데, 무슨 생각으로 쓴 기사들일런지. 생각씩이나 기대하는 건 무리인 언론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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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저 모금기관의 직원들은 자원봉사자들이 아니라 생활인이다.
이런 '직업인'들에게 과도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여론은 거부감이 든다.
저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회식도 밥만 먹어야 하나?
룸싸롱이라도 다녔다면 모를까, 참 소박하게 쓴 것 같은데 말이다.
후원자의 입장에서는 자기가 낸 돈이 100% 어려운 사람에게 가는 것을 바라는 맘도 당연히 이해는 가지만, 자신이 직접 후원할 대상을 찾아서 직접 입금할 게 아니라면 저런 정도는 예상도 해야 하고, 관심 있게 보면 내역도 다 알 수 있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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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이 얘기를 메인으로 하려던 것은 아니고, 어딘가에 후원을 하고 싶은데 좋은 단체나 후원대상이 없는지 소개를 부탁하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게 하라지만, 지금 오른손이 하기 시작한 일은 매우 작고, 기왕이면 이렇게 왼손도 듣게 말이라도 내뱉어야 오른손이 빼도박도 못하고 행할 것 아닌가.
사실 나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너무 많은 사람인지라, '충분히' 벌고 나서 남을 돕기로 작정하면 평생 시작도 못할 가능성이 높다. -_-;; 지금 정도의 시점이면 정기적인 후원을 시작하기 좋은 시점이란 생각이 든다.
우선은 앞으로 벌이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지속할 수 있는 정도로 시작했으면 하고, 대상은 우선은 국내로, 기왕이면 Kiwi와 비슷한 또래의 어려운 상황에 있는 아이 앞으로 꾸준히 했으면 한다. 한 아이에게 모두 가도 좋고, 여러 아이들에게 조금씩 가도 좋고, 물론 투명해야 하고. 비정기적으로 추가적인 후원도 할 수 있으면 좋고.
위 조건에 꼭 맞지 않더라도, 알고 있거나 후원하고 있는 곳이 있으면 소개를 부탁하는 바이다.
나도 좀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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