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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timents/watching

(500) Days of Summer

by edino 2010. 6. 15.

우선 경고.

스포일러 많다.
어쨌든 이 영화, 매우 재미있었고, 나랑 취향이 닿는 구석이 있는 사람들은 글 읽기 전에 일단 영화 보고 얘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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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썸머와 사귄 적이 있다'
이게 국산 포스터의 카피인 듯.
그래서, 그런데 사실 '누구나' 썸머와 사귀어봤을 것 같진 않다. ^^;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아마 자신만의 '썸머'와 사귀어 본 적이 있을 것이고,
썸머와 사귀어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을 것이다.

일단 그 재치에 웃지 않을 수 없는 처음과 끝.
시작 멘트는 다음과 같다.

The following is a work of fiction.
Any resemblance to persons living or dead is purely coincidental.

Especially you Jenny Beckman.

Bitch.


일단 The Smiths 앨범이 뒤에 나오고 - 둘을 처음 엮어준 것도 The Smiths의 음악이고...
이러면 우선 몰입도 50% 상승이다.
The Smiths이건, Morrissey건, 꽤 들어봤지만 도통 내가 좋아할만한 노래는 다섯 손가락 안으로 꼽아야 하는데, 이 밴드는 끊임없이 내 취향의 주변을 맴돈다. 도대체 The Smiths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의 실물은 본적도 없는데 어째서일까.


Summer가 고등학교 졸업앨범에 그 가사를 남겨서 Michigan 지역 Belle & Sebastian 앨범 판매고를 급증시킨 에피소드.
뭐 이런 밴드들의 이름이 언급되기만 해도 일단 영화에 대한 호감도가 50% 상승한다.
인용한 가사는 "...color my life with the chaos of trouble..."

영화 'High Fidelity'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How was your weekend?"
"It was goo~ood."

정말로 나는 Summer의 "It was goo~ood."이라는 대사만 듣고도 남자 주인공과 똑같은 생각을 했다. ㅋㅋㅋ
이거 아주 은근히 위험한 영화다. ㅎㅎ


예전 포스팅에서도 얘기했듯, 무려 가수 겸업이다.
가라오케에서 귀엽게 노래부르는 Summer를 보니 남자 주인공 더 뿅가지 않을 수 없다.


I just don't feel comfortable being anyone's girlfriend.
I don't actually feel comfortable being anyone's anything, you know.

뭐 여자가 이런 얘기를 한 직후이긴 하지만, 어차피 마음도 들켰으면서, 여기서 그냥 여자를 바이바이 보내다니, 이런 놈은 뭘로 때려줘야 할까? 그치만 이것도 은근히 통하는 기술이다. ㅋㅋ


Hey, um, I just wanna tell you that, um,
I'm not really looking... for anything... serious.
Is that okay?

Yeah.

'Cause some people kind of freak out when they hear that.

No, not me.

You sure?

이런 얘길 들어본 것 같다.
영화속 Summer의 어디에서 자기가 만나본 적 있는 Summer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진 모르지만,
내 경우엔 이런 얘기를 하는 Summer를 볼 때 생각나는 누군가가 있다.


You never wanted to be anybody's girlfriend, and now you're somebody's wife.
I don't think I'll ever understand that.
I mean, it doesn't make sense.

It just happened.

Right, but that's what I don't understand.
What just happened?

I just- I just woke up one day, and I knew.

Knew what?

What I was never sure of with you.

이런 '슬프지만 진실'들을 마주하며, 사람들은 변한다.
Summer는 Tom이 옳았다 하고, Tom은 Summer가 옳았다 하고.
영화처럼 500일만에 모든 것이 변하진 않아도, 어쨌든 우린 변해왔다.


My name is Tom.

Nice to meet you. I'm Autumn.



마지막 장면의 대사는 흰색 글씨다.
ctrl+a 하면 browser에 따라 보일 수도 있고.

역시 아련한 웃음을 띄우게 하는 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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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놓을 수 없는 OST에서도 마지막으로 나오는 한 곡 들어보자.

http://img.blog.tvb.com/wp-content/blogs.dir/233/files/2009/10/14-mumm-ra-shes_got_you_high.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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