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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chat

수집의 끝 - 2

by edino 2009. 3. 8.
돈되는 건 별로 안모으는데, 어쩌다 보니 돈은 모은 게 있다.
다름아닌 1975년 이전의 동전 모으기이다.

별 뜻이 있어서 모은 것은 아니고, 어느날 무심코 동전의 발행연도를 보니 나보다 나이가 많더라.
그것도 돈의 나이가 나보다 많으면 산전수전 다 겪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뒤부터 100원짜리 동전이 생기면 연도를 확인해보고, 나보다 나이 많은 동전은 왠만하면 쓰지 않고 모았다.
일일이 확인하는게 귀찮지 않나 생각할수도 있지만 1983년에 100원짜리 동전의 숫자 font가 바뀌었기 때문에, 일단 1982년 이전의 옛날 동전은 눈에 잘 띄고, 그런 것들만 유심히 보면 된다.

얼추 10년 이상 모은 것 같은데, 아주 급한 몇번의 경우를 빼고는 안쓰고 모아뒀으니, 10년 이상 나를 거쳐간 100원짜리 동전들 중에 1975년 이전의 동전은 이정도 된다.


재미있는 건, 시간이 지날수록 1975년 이전의 동전이 발견되는 빈도가 줄어든다는 사실.
내가 모아대서 그런 건지(?), 한국은행도 같이 모아대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다.

별 의미없는 수집의 끝이 항상 그렇듯, 슬슬 짐이 되기 시작하고 이를 어떻게 처분할 것인지가 고민으로 떠올랐다.
일단 미사용 동전이 아닌 이상 이정도 된 동전들의 수집가치는 별로 없을 것이므로 팔기도 그다지 마땅치 않고...
물론 그냥 틈나는대로 쓰는 것도 방법이긴 하다.

그래도 우선 몇년도 것이 몇개씩이나 있는지 분류해봤다.


1975 - 208개
1974 - 142개
1973 - 242개
1972 - 48개
1971 - 23개
1970 - 7개

자그마치 6만7천원!
그래도 돈은 모은 보람이 있구나. ㅋㅋ

아마도 발행량의 영향으로 73년 주화가 74, 75년 주화보다 더 많이 발견된 듯하다.
60년대의 100원짜리 동전은 한번도 못봤는데 찾아보니 100원짜리 최초 발행이 1970년이다.
대신에 10원짜리는 1967년산이 눈에 띄어서 내 동전들 중 최고령으로 하나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전술했듯이 1982년 이전의 동전은 모양이 확 달라서 주의 깊게 보아왔는데, 수집대상이 아님에도 1981년 100원짜리 동전은 한번도 발견되지 않는 것이 의아했었다. 알아보니 1981년에는 100원과 10원 주화가 모두 10만개씩 극소량만 발행되었다고 한다. 내가 거의 2년에 한번 꼴로 마주친 1970년 동전도 아주 적은 수량인 150만개 발행이라는데, 10만개라니 내 눈에 안띌 법도 하다. 게다가 소량발행 예정이란 것이 수집가들에게 미리 알려져서 미사용된 채 수집가나 화폐상들이 대부분 보관하고 있다고 하니 더더욱 그렇다. 어쨌든 1981년산 100원짜리는 그만큼 희귀한 편이라 1만2천원 선에 거래된다고는 하는데, 이는 미사용의 경우 가격일 터이니 괜히 멀쩡히 유통되고 있는 동전들의 발행연도를 유심히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http://www.stimes.co.kr/article/447


Anyway, 저 동전들을 어떻게 쓰면 가장 좋을지, 이 글을 읽는 사람중에 아이디어가 있으면 제공해 주시오.
의외로 재미있는 여러 상상들을 해볼 수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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