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rona #2
아침에 일어나니 다행히 빨래도 잘 말라 있었다.
꽤 일찍 일어난 것 같은데 이날 특히 아침에 빈둥댄 것은 조식이 방에서 먹는 컵라면이기 때문. ㅋㅋ
딱 3개 싸온 컵라면, 여행 7일차까지 잘 아꼈다. Kiwi는 당장 여행 다음날부터 먹자고 하였지만, 떠나온지 오래되고 한식을 멀리한 시간이 길수록 효용이 높아지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잘 보호하였다. 덕분에 아주 맛있게 먹었다.
오늘의 일정은 지로나 산책-토사데마르-바르셀로나.
10시반이 넘어서야 지로나 산책을 나왔다. 12시 체크아웃이라고 여유를 너무 부렸나.
이 계단과 건물은 천연(?) 세트장 같은 비주얼이라, 미드, 한드 촬영지라고.
바르셀로나와 근교 곳곳에서 노란리본을 자주 보았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카탈루냐 분리 독립 지지와 관련된 의견 표현이라고. 투표 및 독립을 추진했던 인사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의사표시이기도 하고.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억압받던 지역의 분리 독립 요구라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가나, 잘사는 지역이라는 점에서는 이탈리아 북부의 독립 요구와 겹쳐보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카탈루냐 내부에서도 독립 의견이 절대다수라고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면, 양 극단보다는 온건한 쪽이 더 지지를 받도록 상황이 진행되면 좋겠다. 유럽에서 가장 안좋은 분리의 예시를 보여준 것이 유고의 해체였듯이...
아무튼 Onyar 강변을 따라 걷다 작은 공원 근처에 성벽길 시작되는 곳이 나온다.
사실 지로나 올드타운 내부에서는 성벽이 잘 보이지 않아, 이렇게 큰 성벽길이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성벽길 중간중간 전망탑처럼 한층 정도 더 올라갈 수 있는 곳들이 있다.
Kiwi는 빨리빨리 가고, 나는 후딱 올라가보고 쫓아가고. -_-;;
또다른 성당을 지나 성벽길 끝쪽에 다다르면,
곧 지로나 대성당이 나온다.
역시 사람들이 많은데, 건물 단독으로보다는 꽤 높은 계단과 함께여서 포스가 남달라 보인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도 있는데, 줄도 서야 해서 들어가진 않았다.
체크아웃을 하고, 어제의 그 다리를 다시 건너 차에 짐을 먼저 실었다.
아침을 라면으로 해서 커피를 못마셨기에, 까페에서 커피 마시고 출발할까 하다가.
Kiwi가 어느새 점찍어둔 아이스크림 가게를 가겠다고 하여 열심히 찾아 가서 직접 주문도 하고...(많이 컸다 ㅎㅎ)
yeon과 나는 수퍼마켓에서 캔커피를 사들고 바로 출발.